김학우 목사 [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김학우 목사 [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재밌고 신나는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는 기원전 5세기에 살았던 역사가 헤르도토스의 역사라는 책에서 이미 소개되었다는 점에서 곱씹어 볼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헤로도토스는 이솝은 기원전 6세기 살았던 노예였으나 뛰어난 학식과 지혜로 자유로운 몸이 되었지만, 결국 델포이에서 누명을 쓰고 애석하게 살해되었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거북이가 토끼에게 경주를 제안하자 토끼는 기꺼이 수락하였습니다. 경주가 시작되자 거북이는 쉬지 않고 꾸준히 기어갔고, 토끼는 일찌감치 앞서가다 도중에 잠을 자는 바람에 결국 거북이가 승리하고 토끼가 패하였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솝우화는 주로 동물을 의인화하여 간결하고 소박한 문체, 넘치는 재치와 풍자로 지혜와 교훈과 함께 처세술을 담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이솝우화는 이솝의 독창적인 산물이기보다 후대에 대부분 덧붙여진 것이라고 하는 주장에 대해 공감하는 편입니다.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성공과 목표, 두 과제를 놓고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약삭빠른 꽤나 재주보다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자기 실력만 믿고 게으른 사람보다 노력하는 사람이 낫다.”라는 등, 교훈할 때 자주 인용되는 우화입니다.

한편으로, 이탈리아 교육학자 마리아 몬테소리는 이솝우화를 재해석하여 아동교육에 접목시켰습니다. 그녀는 이솝우화에서 토끼와 거북이가 땅에서 경주하는 자체가 불공평하므로 토끼는 땅에서, 거북은 물에서 달리도록 설정하였습니다.

이솝우화처럼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시작했지만, 경기 중, 토끼는 예기치 않게 발에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 더 이상 달릴 수 없자, 거북이는 경주를 멈추고 조심스럽게 토끼의 발에 가시를 빼줍니다. 그런데도 토끼는 통증으로 더 이상 달릴 수 없자 거북은 아예 토끼를 등에 업고 함께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솝우화에서라면 거북 혼자 갔겠지만, 몬테소리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우승보다 중요한 것이 동반자 의식이란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솝우화에서 거북이는 잠을 자고 있는 토끼를 외면하고 혼자 가버린, 경쟁 우월주의적인 태도가 옳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림 / 김학우 목사 편집
그림 / 김학우 목사 편집

, 그녀는 교육학자답게 상대의 약점과 단점이 자신의 승리나 성공의 도구와 수단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하였습니다.

반면, “시골 쥐와 서울 쥐의 작가로 알려진 프랑스의 라퐁텐은 이솝우화와 몬테소리의 토끼와 거북이이야기, 둘 모두를 강도 높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는 당시의 귀족들을 교활하고 약삭빠른 토끼나 놀고먹는 베짱이로, 일부 백성을 거북이처럼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는 이기주자로 간주하여 싸잡아 비판하였습니다.

이솝을 비롯한 후대 작가들은 시속 78인 토끼와 시속 3밖에 안 되는 거북이가 경주한 것이나 거북이가 처음부터 불리한 조건에서 경주한 이야기를 통해 무슨 교훈과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입니까?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가 그러하듯 인생은 대부분 처음부터 불공정하고 모순된 환경에서 경주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강자에게 억압당하고 대우받지 못하는 약자의 아픔과 불공평함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두 번의 경기와 경쟁에서 승리가 인생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의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이런 의문에 대해 전도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빠른 경주자들이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용사들이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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